오 날 웃게 해 줘
다 잊고픈 날엔
걍 있게 해 줘
나 힘에 부칠 때면
고갤 들게 해 줘
오를 계단만 보일 때 그 위에 앉아서 쉬게 해
슬리퍼나 끌며 너를 만나면
막걸리나 홀짝 아무 말이 오가도
기분이 나
집으로 돌아올 땐 흥얼거리다
이불을 펴고 불을 끄곤 누워있다 보면
아 어지러워
너무 어지러
너무 어지러
오 난 어지러워
난 어지러워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 채로 마주한
천장이 보기 싫어 억지로 눈을 감는 밤
더 겪고 싶지 않은 게 웃겨 이건 일상
옥탑의 풍경이 질려도 여길 벗어나기란
어려워 아님 내가 어려워하는지
너에겐 말 못 하는 문제가 가득히
몇 년 더 이대로 가면 누가 남을지 예
결국엔 내 탓일 걸 아니 숨 가쁘지 예 워
언제까지 마실래 막걸리를
친구는 따는데 잭 허니를
휙 시간의 소리지 난 아직
푸념이나 하고 있지 이 밤이 더
지독히 날 괴롭혔음 해
전부 의미 없어지는 그날에 웃게
돈에 웃다가 다시 돈에 우네
차라리 감정이 없었으면 해
아 어지러워
너무 어지러
너무 어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