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모든 계획은 시간의 신에게 바치는 작은 기도라고
중환자실에서 신발을 빤히 쳐다보며
지린내와 표백제 냄새를 맡으며
난 숨을 가다듬었어
오늘 이미 너무 많은 숨을 쉰 것 같았거든
LCD 화면의 그래프가 떨어질 때 마다
너는 내게서 조금씩 멀어져 가...
내게서 조금씩 멀어져
자판기와 오래된 잡지들로 둘러싸인 이 곳에서
우리는 작별밖에는 할 수 없었어
문득 거센 바람에 치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
우리의 추억이 마음속 고장난 카메라에밖에 담겨있지 않았거든
그래도 난 알고 있었어
당신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 보단, 당신을 잃는게 낫다는 걸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들 바닥만 쳐다보고
TV는 혼자 떠들고 있었어
대기실에는 편안함이란 없기에
그저 나쁜 소식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사람들 뿐
마침내 간호사가 들어오고 모두들 고개를 들 때...
나는 사라가 했던 말을 떠올렸어
"사랑이란 그 사람의 죽음을 지켜주는거야"
당신의 죽음은 누가 지켜줄까?
당신의 죽음은 누가 지켜줄까?
당신의 죽음은 누가 지켜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