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다시 이어진다. 또 한참을 걸었다.
거미줄처럼 뒤얽혀 있다. 넌 보이지 않는다.
어딘가 낯이 익었다. 이곳은
요컨대 지금 난 길을 잃었다.
길가에 앉아서 숨돌릴 시간이 필요하다.
푯말들이 쓰러져 있다. 아마 오래 전부터
체념이 버려져 있다. 곳곳에
요컨대 내가 처음은 아니다.
길은 이어진다. 체념을 하나 더 버렸다.
이제 일어서서 바지에 묻은 먼지를 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