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파리의 아침을 깨우는 노틀담 종소리
낚시꾼도 듣고 빵장사도 듣는다 노틀담 종소리
마치 큰 종은 천둥처럼 무섭게
작은 종들은 은은하게
오랜 세월 도시의 영혼을 달래주는
노틀담 종소리
들어봐 얼마나 아름다운 소리냐
오만가지 색깔과 감정이 다 들어있는 것 같지 않아?
하지만 말야
자기 스스로 울리는 건 아니란다
아니라구?
그럼, 혼자 못 울려
저기를 봐. 저 높고 어두컴컴한 종각에는
아주 신비한 종지기가 살고 있었단다
그게 누굴 것 같니?
누군데
궁금하지?
뭐가
어떻게 저기서 살게 됐을까
어떻게
말이 많다
이 클로팽이 얘기해주마
사람도 나오고, 괴물도 나오니까
입 다물고 잘 들어봐
캄캄한 밤 노틀담 근처에서 얘기는 시작되네
애 좀 달래봐! 잡히고 싶어!
울지 마, 아가.
남몰래 파리로 숨어들어오려던
네 명의 집시들
시내까지 네 냥 더 내슈
하지만 기다리고 있는 건 반갑지 않은 검은 함정,
마치 먹이를 기다리듯 사냥감 노려오는
프롤로 영주님
악명높은 영주
Κύριε ἐλέησον
이 세상의 모든 악을 없애겠다고
Κύριε ἐλέησον
자신만 빼고 모두 더럽다고 자부하지만
저 더러운 집시들을 정의의 감옥에 가두어라
그 뒤에 감춘 게 뭐냐?
도둑질한 음식이겠지. 어서 빼앗아라!
여잔 뛰었어
Dies irae (dies irae)
Dies illa (dies illa)
Solvet saeclum in favilla
Teste David cum Sibylla
Quantus tremor est futurus
Quando judex est venturus
살려주세요! 제발 좀 숨겨주세요!
Quantus tremor est futurus
Quando judex est venturus
Dies irae
아기 아니야. 괴물이야!
Solvet saeclum in favilla
Dies irae, dies illa
잠깐!
부주교는 소리쳤단다.
이건 저주받은 악령이오.
악령은 지옥으로 보내는 것이 마땅하오.
신성한 노틀담 사원 앞에서 이런 짓을 하다니,
도망을 쳐서, 내가 쫓아온 것 뿐이오
애까지 해치면 주님께서 용서하지 않으리
내가 죽인 게 아니오
자신과 부하를 속이면서
아무런 죄도 없다지만
절대로 숨길 수 없고 도망칠 수 없는 존재,
정의의 눈
오, 노틀담
Κύριε ἐλέησον
자신을 노려보는 그 눈들을 보고,
Κύριε ἐλέησον
프롤로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네
어쩌란 말이오?
아기를 기르시오. 당신 친자식처럼.
뭐요? 이런 괴물을 어떻게 기르란 말이오?
키우리다. 대신 노틀담 사원에서 기르겠소.
사원이요? 어디서요?
어디든지.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그런 곳이면 돼.
종탑이 좋겠소
신의 뜻은, 미천한 인간이 헤아릴 수 없으니까.
비록 흉한 짐승이지만 은혜 베풀면 쓸모 있으리
프롤로는 고민 끝에 끔찍한 아기 이름을 지었지
반쪽이란 뜻을 가진 이름
콰지모도
자 종소리 듣는 사람들이여
수수께끼 풀어봐
그 누가 양 누가 괴물일까
종을 쳐라 쳐라 쳐라 쳐라
노틀담의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