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아래 어둠 속엔
숨을 참아야 살 수 있고
바래 왔던 빛의 세상엔
숨을 쉬어야 살 수 있지
어머니의 뱃 속에선
숨 쉬지 않아도 편안했던
손길들이 아직 남아서
나 나아가지 못하게 하네
깊은 곳에 두고 온 마음과
누르고 싶었던 내 무게
언젠가 떠오를 걸 알기에
더 머물고 싶었기에
수평선은 저 멀리에
그리움 가득 안고 떠가네
구름 속엔 한 줄기의 빛
다 버리지도 못했던 희망
수면이라는 선 사이
생사를 가르는 그 찰나에
바닥 밑에 사는 삶들은
빛을 만난 적이 있을까
바다에서 바라보는
지평선 아래엔 뭐가 있나
우린 모두 수면 아래
이어져 있는 하나의 삶
올바른 질문을 만나려
대양을 벗어난 포말과
끝없이 반복될 순환과
침묵을 연마한 시간들
다 버리지도 못한 내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