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가곤 했어
그냥 바람이나 쐬러
뭔가 복잡할 때 마음이 답답할 때 나 혼자
새벽엔 항상 깨있던 난
유난히 작업이 안되던 날
한강은 멀었고 바다는 돈이 없어서 나 혼자
오늘 조금만 걷다 가야지
멍하니 걷다 보니 어느덧 제자리
일찍 일어나야 해 내일 아침엔
또 깨어나 봐야 1평짜리
진짜 조금만 걷다 가야지
멍하니 걷다 보니 다시 제자리
잘 돼 있었으면 해 나 내년 이쯤이면
벗어났으면 해 1평짜린
봄이면 벚꽃비가 내리고
여름엔 바다 삼던 그 곳에 앉아
또 가을이면 주황빛깔색 낙엽지고
겨울이면 난 추워서 잘 안간 그 날 호수에서
내가 보이곤 했어 오랜만에 찾은 새벽시간에
그녀들과 걸었고 혹은 친구들과 걸었던
서울에서 가장 높은 곳 앞에
홀로 서 있는 기분은 이상해
하기 싫은 걱정도 전부 비우고 갈까 해
오늘도 조금만 걷다 가야지
멍하니 걷다 보니 벌써 제자리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돼 아침엔
근데 많이 자봐야 뭘 하지
진짜 조금만 걷다 가야지
멍하니 걷다 보니 다시 제자리
혹시나 나 다시 또 내년이면
벗겨내야지 무명딱지는
봄이면 벚꽃비가 내리고
여름엔 바다 삼던 그 곳에 앉아
또 가을이면 주황빛깔색 낙엽지고
겨울이면 난 추워서 잘 안간 그 날 호수에서
그 날 호수에서
그 날 호수에서
그 날 호수에서
그 날 호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