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직 그 동네를 지날 때마다
니 생각이 나
조그만 가게에 걸려있던
인디언 블루빛의 목도리
넌 나에게 말은 안 했지만
너의 표정에서
난 읽을 수 있었나 봐
쇼 윈도우에 비쳐진
또다른 너의 얼굴은 마치
장난감 가게 속을 구경하는
아이의 표정 같았지
이내 부끄러워졌어
가난하기만 했던
나의 스물 두 살 그 시절
지금 니 옆에
나 아닌 또다른
근사한 남자였다면 어땠을까
이런 생각에 화도 났지만
그럴 때마다
혼잣말로 네게 말했었지
언젠가 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꼭 만들어줄게
한동안 정말 열심히 살았어
허름한 곳에서 연주도 하며
내 마음에 안 드는 음악도 하며
하지만 난 한없이
행복하기만 했어
넌 나에게 있어
음악보다 더 소중한 존재였고
널 기쁘게 해줄 수 있다는 생각에
그리고 널 위한 선물을 살 돈이
조금씩 조금씩
모이기 시작할 때마다
난 누구보다 더 열심히 일을 했고
밤잠을 설쳐대며
너의 모습을 그렸었지
근데 넌 조금씩 지쳐만 갔어
하지만 선물을
네 품에 안겨다줄 땐
그래 넌 분명히
웃고 있을 거야
쓸데없는 고민으로
며칠 밤을 새워버렸지
어떤 말을 하면서 줄까
아무 말 없이
그냥 주는 게 더 좋을까
그땐 그게 그렇게
내게 있어서 중요한 거였나 봐
아직도 난 잘 모르겠어
어떻게 가방 속 선물을
꺼낼 생각도 못 했을까
너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이 되어 버렸고
그리고 가장 큰 선물은
그렇게 떠나가는 널
그냥 멀리서 지켜보는 거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