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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다 가 [Nosedive]
기다렸다 가 [Nosedive]
turnover time:2024-11-07 16:34:52
기다렸다 가 [Nosedive]

일이 피곤했나

오늘따라

한 두 잔에 퍼지네

반 뼘짜리 위로

한숨 피우고 나니

기분이 좀 나아지네

요즘 들어 사는 게

봄 가을 같아 좋은 건

다 짧게 지나가

어떤 이는

내가 아닌 나로

나를 만들어

들었다 놓곤 스치듯

내 곁을 떠나가

내가 강해졌던 건지

무뎌졌던 건지

일년에 한 두 번

울먹임을 다했던

내가 눈물이 다 나네

가리워진 길

그 노래가 내 마음에

들렸을 때

조금 녹았어

이유는 다 스트레스야

무너지기 싫어

버티고 증발해버릴까

꽉 쥐고 있던 대가

힘들 때 아프게

그냥 울어도 돼

더 서럽게

슬픔이 갈 때

눈물이 그칠 쯤에

내 엄지로

네 눈 밑을

쓸어 줄게

짠해 다 그런 거지 뭐 라며

내가 소주병을 깔 때

마흔이 다 돼 첨 배웠다는

너의 손에

어색하게 들린 담배가

뿜어내는 구름이

우릴 안아주는 것 같아

참았던 기침 섞인 웃음이

터져 나와 잠시나마

혼자가 아닌 것 같아

우린 서로를 친구라고 부르지

때론 우울이란 불운이

날 막아서 나태라는 그물이

다들 자기 갈 길 잘 가는데

나만 멈춰선 것 같아

이대로 괜찮을까 라는 물음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계속 무력하게

현실을 겉돌다 보면

때론 내가 유령 같애

고독은 무덤 같애

넌 그 속에서

날 언제나 꺼내줘

이 노래 후렴 같애

힘들 때 아프게

그냥 울어도 돼

더 서럽게

슬픔이 갈 때

눈물이 그칠 쯤에

내 엄지로

네 눈 밑을

쓸어 줄게

혼자가 되기 싫어

오늘도 누군가를

붙잡고 혼자 두지 않지만

집에 돌아오는 길은

역시 외로워

TV를 틀어놓고

잠이 오길 기다려

수 많은 평점 속에

날 채점하지 않는

몇몇과 오래 함께 하고 싶네

적막한 하루의 문턱을

넘어갈 수 있게

내가 나로 온전히

살아갈 수 있게

가끔씩은 지독하게 허무해

왜 사나 싶어

도대체 난 어디로 가나 싶어

그럴싸한 가면을 써

이제는 익숙해진

가명을 써 이게 내가 맞나 싶어

이렇게 갈피를 못 잡고

헤맬 때 누군가 같이

있어준다는 건

계산할 수 없는 가치

거짓처럼 껍질만 남은 세상

우린 서로를 장난처럼

간단하게 판단하지 않지

힘에 부쳐 잠깐 눈 좀 붙여

얼마나 고됐을까

바람과 이 비가 지나갈 때

까지만 기다렸다가

힘들 때 아프게

그냥 울어도 돼

슬픔이 갈 때

눈물이 그칠 쯤에

내 엄지로

네 눈 밑을

쓸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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