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그 순간에 난
고갤 돌려 널 보게 되고
겨우 담담해졌던
애써 잊었던 그날들이
허무하게 되살아나지
시간이 무색할 만큼
변한 것 없이 여전히 예쁜 넌
어쩜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나에게
편안한 미소를 짓는지
난 어른스럽지 못하게
슬픈 표정을 숨겨낼 수가 없었어
눈물까진 어떻게 참아 보겠지만
너와 눈을 마주치면 그냥 무너질 것 같아서
모른 척 고개를 돌렸어
그렇게 너를 보내고
결국 찾아보게 된 너의 소식들
그 사람과 헤어지고 난 후 수척해진
슬픈 너의 얼굴을 보았을 때
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너에게 그냥 달려가고만 싶었어
이렇게까지 참아야만 했던 이유를
더 이상은 날 속이고
가짜로 살아낼 자신이 없어서
돌아가자고 다 후회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너에게 다가갈 그 작은 용기조차 없어서
널 위하는게 어떤 건지 너무 잘 알아서
어른스레 모두 잊고 그냥 살아내야 했는데
이제서야
너무 늦었지만 난 되돌려 보려 해
지금이 아니면 정말 안될 것만 같아서
오랜 절실한 내 맘 하나 가지고서
무작정 집을 나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