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만 보고 달려가려 한 게 문제일까,
날 스치고 내가 스쳤던 모두를 줄 재봤지
이제 다 숫자로 보여, 이제 다 숫자로 보여,
지독한 내 습관은 보호색, 생각들은 꼬여
아무 일도 없는 듯이 날 지나쳤던 그 밤.
혹시 잊혀졌을까봐 고민한 찰나의 순간,
민망한 입장에 선명했지 망상의 윤곽
그쯤에 끝이 난 우리 관계 꼴은 헌신이 두 짝
방지턱을 무시하고 밟은 것 같아
덜컹거리던 말던 환청 취급했지
아마도 우리들 첫 만남도
순수했던 시절 빌미로
같은 방향 같은 차를 탄 다음
차체가 무너지던 말던
각자 다른 장관을 담아
눈에 '찰칵'
우리를 향해 쬐었던 서울은
너무나 다른 시선,
질투는 무서운 것.
누구는 큰 공연에 서
누구는 밑바닥에 서 있었던 그때
언제나 후자가 나인 걸 기억하면
멀었었나 봐 내 성공은.
넌 달랐지
세간은 나보다는 몇 년 일찍은
니 재능을 알아봤고 잡아줬지, 좋은 시기를
소개해줬지, 그 멋쟁이들, 몇은 내 화면 속에
자연스레 부대끼는 괴리감
되려 가렸던 내 얼굴엔 묻은 얼룩때
부러움도 물론, 뜸한 니 회신에
내심 니 배신이란 망상까지도 엄습해
실제로 난 네게 더는 없었거든 쓸모도
어쩌면 이 계산까지 했던 내가 더 벌레 같은 꼴로
그때
초라해진 내 꼴로 널 볼 때
그 자체가 너무나 불편하겠지만
원망하진 말아줬으면 해
친구는 여럿, 허나 동료는 보다 값진 경험
우린 멋진 미래를 공유해뒀고
그 낭만들은 범선. 노를 저어서
먼저 간 너와 달리 내 항해는 여전히지만
닿을 때쯤 그리웠던 회포가 될 여정
우리 사이, 훗날에 지금을 꺼내면
언제적 부담이냐 하며 한턱 내는 건배로
끝내 나의 이 소외감은 과거에게나 망설임 없이도 건네줘
"야 너 변했구나"가 내 대사가 아니었으면 했어
다들 부유선을 타고 떠나가네
난 놓쳤지, 겨우 스카이콩콩만큼 뛸 뿐
허나 동선이 뒤처져도 한 단계씩
해나갔던 그 노력 위엔 내 최선을 다한 공연
그날 밤은 이태원의 클럽 파티가 목적지
그래 그 날 너란 우연을 2년 만에 보며
내 인사를 모르는 사람 취급한
너의 알 수 없는 표정
그 불편함과 대조된 듯이 난 지금 값싼 몰골
어쩌면 이 생각까지 했던 내가 제일 벌레 같은 꼴로
그 날
초라해진 내 꼴로 널 볼 때
그 자체가 너무나 불편하겠지만
원망하진 말아줬으면 해
앞만 보고 달려가려 한 게 문제일까
날 스치고 내가 스쳤던 모두를 줄 재봤지
이제 다 숫자로 보여, 이제 다 숫자로 보여
지독한 내 습관은 보호색, 생각들은 꼬여
아무 일도 없는 듯이 날 지나쳤던 그 밤
혹시 잊혀졌을까봐 고민한 찰나의 순간
민망한 입장에 선명했지 망상의 윤곽
그쯤에 끝이 난 우리 관계 꼴은 헌신이 두 짝
초라해진 내 꼴로 널 볼 때
그 자체가 너무나 불편하겠지만
원망하진 말아줬으면 해
나의 그림처럼 나도 있었을까
너의 그림 속 안에
그 멋쟁이들의 숫자를 세니 초라해 보였던 문장
이 열패감마저 네게 뺏길 순 없다는 생각과
그 날 밤 날 모른 체한 너 덕분에 현실이 된 망상
됐다 됐어 다 필요 없는 말
애초에 내가 잘 나갔으면 이런 소리 할 필요도 말야
결국 나를 파괴하고 보호해줄 이 계산에 기대서
정했지 내 이타심의 근본 바닥은 이기심에서
오로지
오로지
날 위해서
오로지
날 위해서
말했듯
말했듯
말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