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인간 그 정답은 언제나 빈 칸
불 꺼진 버스의 맨 뒤 칸
아무도 모르게 표정을 숨긴
두 남녀의 서로를 애무하는 손길
그처럼 비밀스런 인간의 손짓
그 감추고픈 진실에 때론 너무 충실해
언젠간 부끄러운 드러운 과거가 밝혀 질 거란 두려움 때문에
느껴지는 망설임 하지만 가슴 졸인 시간은 잠시 일뿐
결국엔 얼굴에 색칠한 각설이
술에 취해 날 갖고 싶다고
밤에 취해 날 안고 싶다고
모두 그렇게 똑같애 나는 믿지 않아
사랑해 그 말 따위는 모두 그렇게 똑같애
짙은 향기 속에 취해 병들고 있잖아
어느 늦은 밤 술에 취해 한 남자가 벨을 눌른다
잠시 후,모기장 같은 잠옷 하나 걸친 머리를 풀어헤친 한 여자가 문을 열고 굵은 빗줄기에 찢기는 연꽃
그처럼 찢기듯 서둘러 옷을 벗고 세상이 밤에 섞이듯
바람이 책장을 넘기듯 당연한 일인 것처럼 정해진 시나리오에
일인 이역처럼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천장을 번갈아보며
어둠 속에 쾌락을 매달아 벌어진 입술 사이에 울리는 쾌락의 싸이렌
그 소리가 그치고 그는 무언가 깨달아 낮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묻지
대체 난 누구지? 내 남자 친구
그럼 넌 누군데? 니 동생의 여자
내게 기대 내 몸을 감싸줘
다시 한번 입술을 적셔줘
알면서도 모르는 척 모르는 척 친한 척 그것은 너무나 지나쳐
뿌리칠 수 없는 욕망 그 소리에 터져버린 고막 그만
그 때 그 순간은 내가 아니었어
나도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었어
그 모든 게 꿈처럼 느껴졌어
그만 때 늦은 후회 그 후엔
이 세상이 다 웃네 고통이 묻네
눈물은 흘릴 꺼냐고 또 다시 넌 유혹에 홀릴 꺼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