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월야 서리 내린 밤
그저 말없이 나는 잠겨가고
끝없이 가라앉으며
지친 눈 감고 한을 읊조리네
소녀 이 생전에 이루지 못하여
가슴속에 품은 설움 있사오니
한에 죽는 것도 서러워할진대
사모하던 님과 꽃피게 하소서
가노라 헤 가노라 에헤
생사 넘어가노라
왔노라 헤 왔노라 에헤
황천 건너서 신부 왔노라
그대가 너무나 너무나 그리워
귀신이 되어서 찾아왔죠
하룻밤 꿈임에 가슴이 아려와도
황홀한 눈물로 젖어가네
혼월야 안개 짙은 밤
신방 등불은 숨결에 꺼지고
새빨간 달빛 내려와
몰래 창백한 살결을 더듬네
비록 그대 이미 내 님 아닌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지마는
이 밤 내 님 안아 기쁘게 하리니
소녀 저승길에 함께해 주소서
왔노라 헤 왔노라 에헤
생사 넘어왔노라
가노라 헤 가노라 에헤
황천 건너서 신부 가노라
그대가 너무나 너무나 그리워
귀신이 되어서 찾아왔죠
한 많은 저승길 나 홀로 울었지만
행복해 그대와 함께라면
사랑해 사랑해 너무나 사랑해
그러니 어서 날 떠나줘요
나 정말 이렇게 그댈 사랑하는데
왜 이리 가슴이 아픈 거죠
외로워 괴로워 터질 듯이 아파
나 그댈 보내고 싶진 않아
그래도 당신을 만나 행복했다고
홀로 읊조리며 가라앉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