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빠
오늘은 참 날씨가 좋아
다행이지
햇살이 반짝여
오늘도 나
길을 잃어 헤매었었어
걱정 마
모두가 그런 걸 뭐
이곳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
애써 잊어버린 것들을
마주해야 했어
얼마나 더 많은 상처들을
외면해야 난 잠들 수 있을까
안녕 엄마
오늘은 나 늦잠을 잤어
사실은 나 조금은 지쳤나 봐
혼자서 날 다그치고 달래야 해서
간절했어 아무도 아닌 시간들이
어쩌면 아직도 난 아이처럼
그 품에 안겨 울고 싶은가 봐
걸음마다 낯선 풍경에
그리운 이름들이 스쳐가
이곳에 모든 걸 두고 갈게
다시 난 내가 될게
안녕 이제
마법처럼 이끌려 걷다
돌아갈게
씩씩한 걸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