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욕심 많은 삶
이룬 것보다 잃을 것에 고집하던 나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그 소식 닿는 날
그때야 신께 빌어보리 오직 하루만
더 살게 된다면 스쳐 가던 주마등 속에서
뇌리에 박힌 순간의 사랑을 찾아내고
또다시 욕심부려 시간을 돌려달라는 죄목
업보를 쌓은 채로 외로운
그 시간들의 너에게 나 한 번 더 닿기를
기억 대신에 내 아낌을 앗아가리 삶의 기록
들을 지운 채로 처음 울던 날로 간다면
날 내려보던 사랑들의 얼굴들을 전부 눈에 담으리
인생의 마무리 유언까지 예술로
풀어내자 쇠를 박아 지켜내고 메꾸던
내 상처들을 안아 더 깊게 파일 때 외치리
일상의 고통이 그리웠었던 단말마
침착해지는 바이탈 흰옷의 저승사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네 이제 갈라나
생각해보면 매우 욕심 많은 삶
이룬 것보다 잃을 것에 고집하던 나
안고 가지 못해도 놓을 수 있어 편안해
먼저 갈게 별이 된단 말 이제야 이루겠네
내 세상의 끝에서 돌이켜보면 사랑뿐
좋은 꿈이었단 듯이 깨기 아쉽지만 가야겠군
심판의 날이 왔네 나를 어느 편에
세우든 떳떳하고 궐의 문을 열어뒀네
울타리 안의 어린 양보단 늑대로
살아왔네 굶주려도 이게 거리 안의 내 법
숨마저 옅어져도 아직 기개 있는 심장
유일한 나의 증거 되리 지배인의 심판
그 속을 갈라 나오는 나의 삶 한 짝
그게 내 심판의 앞에서 외칠 단말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