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날 선 듯 내리는
검은 빗속에
나 홀로
어깨 끝 두 발 무겁게 고여
끝까지 꺼져가
우 손을 뻗어 저어도
우 뿌옇게만 번져가
우
우
이유도 대답도 여긴 없는 걸
온통 얼룩진 영혼뿐
또 휘감아 서늘한 공기
메마른 입김만
잔뜩 허기져 초라해
다시 검푸른 구름이
우 나란하던 그림자
우 그마저도 멀어가
우
우
시작도 그 끝도 알 수 없는 걸
그저 남은 건 상처뿐
조용히 갠 이 밤
여전히 닿을 곳 모르고
내쉬는 한숨은
하고픈 말들을 지워내
다시 또 걸어가
우
우
멈춰도 돌아도 갈 수 없는 걸
온통 얼룩진 영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