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무너져 있을 거 같던 세상은 여전해
모든 게 그대로 흘러가
시간은 말할 것도 없지 난 늦기 전에
준비를 해야 해 아무튼 1교시 넣었던
과거의 나는 반성해
이것도 걔 때문에 넣은 건데
또다시 휩쓸릴 뻔해 감정의 파도에
꽉 잡아 정신줄 지금 몇 신줄
알고서 이러는 거야 거울에
비친 얼굴에 뺨 한대 날려주고
그제서야 치약 칫솔을 꺼내
슬퍼서 저번 주도 안 나갔잖아
출석은 채워야 학고는 면해
교수님은 너의 이별을 신경 쓰지 않아
넌 사람이기 전에 학점의 노예
대충 씻고서 나왔지 유난히 밝았던 아침
차라리 밝은 게 낫지
어둠은 쓸데없는 생각을 낳으니
어제도 불 켜고 잤지
슬픔이 뱀처럼 내 몸을 삼킬까 봐
쟨 항상 침대 밑에 똬리를 틀고 있다가
내가 겨우 잠이
들려고 하면 기어 나와 감지
내 몸을 머리끝부터 발까지
뱀의 입속에서 지옥을 봤기 때문에
나는 너무 싫어 밤이
아, 또 생각이 깊어졌네
버스 도착할 때까지
시간은 빨리 가서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