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지루한 휴일 오후
영화 한 편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어
하지만 딱히 할 말은 없어
적당히 배는 고파졌고 이틀째 밀린 빨래
화면 속 비 오는 장면에 왠지 네 생각이 나서
인스타그램을 켜보니 업데이트된 너의 이야기
30분 전 집이었던 게 분명해
딱 한 번만 고민 후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지
맘의 준비가 필요했는지 혹시 커피를 내리는 중인지
하지만 난 결코 당황하지 않을 거야
가끔씩 댓글도 다는 너야
하트 눈 달린 고양이가 김칫국은 아닐 텐데
다시 전화가 올 때쯤
난 여유로운 목소리로
조금은 지루한 휴일 오후
영화 한 편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어
하지만 딱히 할말은 없어
난 벌써 양말을 고르는 중이야
너랑 보내게 될 시간은 금이야
차는 없지만 시동은 걸렸고
지구 위엔 이미 우리 둘뿐이야
연희동은 어때 그때 제니스 카페
갔다가 코코넛 라떼 먹고 우리 집 갈래
netflix and chill 의심 말아줘
내가 신사라는 점은 알아둬
가끔씩 나쁜 짓을 하긴 해도
너의 전 멍청이들과는 다른 거
주말에는 이케아를 서핑하고파 너와 함께
삿갓봉은 이제 나를 찾지 마
내 입이 귀에 걸릴 때쯤
웬 엉뚱한 오빠와 올린 아이스크림
조금은 지루한 휴일 오후
영화 한 편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어
하지만 딱히 할말은 없어
난 쿨한 척을 하며 말해 잘못 건 것 같아
작업 중이라 이만 너도 주말 잘 보내